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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무역이야기

2020년 그래도 왜 아직 중국인가?

1992년 8월 24일, 역사적인 한중 수교가 시작된 지 어언 28년이 지난 현재.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근 30년이 지났으니 강산이 3번이나 변할 정도로 아주 많은 일이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중국 상해 푸동 야경

때는 바야흐로 1998년 IMF로 거슬러 올라가면 그 때 당시 많은 기업들과 개인사업자들이 도산하고 길바닥에 나앉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한중 수교가 거의 시작한 시점이나 다름없던 그때 중국에서 싼 가격에 수입을 해서 비싸게 팔던 무역업체들은 그동안 쌓아놓았던 엄청난 수익과 소비자들 주머니가 가벼워지니 엄청 할인을 해서 판매를 해도 나쁘지 않은 수익으로 이어져 오히려 IMF 때 호황을 경험했습니다. 게다가 그때 당시는 지금처럼 온라인 판매 경쟁이 그렇게 치열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물건을 내놓기만 하면 큰 경쟁 없이 팔리던 그런 시기였습니다. 저는 아주 가까운 친척인 외삼촌께서 중국 수입을 하고 계셨기에  이런 상황을 직접 두 눈으로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창고에 재고가 쌓이는 일이 거의 없고 항상 모자라서 문제가 되었습니다. 이때 얻은 많은 수익으로 당시 거의 반토막난 부동산 가격의 덕까지 보고 서울 한 복판에 건물을 매입하셔서 사택으로 사용을 하시고, 또한 최고급 승용차도 구매하셨습니다.

 

2003년은 제가 군복무를 마치고 중국으로 유학을 떠난 해인데 그때 한창 대기업과 중견, 중소기업들이 너도 나도 중국으로 짐을 싸서 옮겨오던 그런 시점이었으며, 미국 다음으로 중국이 한국 유학생이 가장 많은 국가가 되었던 그런 때였습니다. 얼마나 한국 유학생이 많았으면 제가 나온 복단대학교 안에 꽤 높은 층수의 100주년 기념 건물을 세웠는데 한국 유학생들의 지분이 엄청났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많이 없어졌지만 복단대 근처에 한국 음식점들이 갑자기 늘어나기 시작했으며 그들은 엄청난 차이나머니를 벌어들이고 있었습니다. 몇몇 한국 음식점은 중국에서 번 돈을 기반으로 미국까지 확장 진출한 곳도 있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중국 관련된 사업은 무역업이든 음식점이든 학원이든 무엇이든지 꽤 잘 되는 편이었습니다.

 

제가 유학을 마치고 회사생활을 하던 2007년 즈음부터는 국내 온라인판매사업이 엄청 성장하기 시작한 때였습니다. 그때도 마찬가지로 중국과 온라인 판매는 떼려야 뗼 수가 없었지만 국제거래 또는 무역에 있어서 언어나 절차, 방법 등 여러 장벽들이 있었기 때문에 온라인 판매자들은 무역 오퍼상들과 거래를 많이 했습니다.

 

그렇게 순탄할것만 같았던 중국 비즈니스는 2010년대에 들어오면서 사드 등 여러 정치적 갈등을 겪으면서 국내 대기업도 중국에서 발을 빼기 시작했으며 이런 상황들과 맞물려 중국의 인건비가 엄청나게 올라가면서 자금적으로 부담이 되었던 중소기업들은 야반도주를 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당시 나왔던 기사 중에 10년 동안 중국의 인건비가 3배로 뛰었다는 것을 본 기억이 있는데 아마 10년이 더 흐른 지금은 그때보다 훨씬 많이 올라갔을 것입니다. 그래서 2010년대에 탈중국을 외치면서 많은 기업들이 베트남이나 태국 등 동남아시아 신흥국가로 눈길을 돌렸지만 베트남을 제외한 다른 나라와는 눈에 띄게 교역이 늘지는 않고 있습니다. 또한 봉재 등 1차 산업 이외에는 공산품, 생활용품 등을 동남아에서 제조를 한다는 말을 아직까지 들어본 적은 없습니다. 이 이유에 대해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동남아의 더운 날씨와 국민성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덥고 습한 날씨는 제조업을 발달시키는데 저해요인이 될 뿐 아니라 국민성도 변화를 시킵니다. 마음이 느긋해져 아무리 중국인들이 만만디라고 하지만 이 사람들도 만만치 않습니다. 단, 다른 점은 중국인들은 돈 앞에서는 누구보다 빠르다는 것입니다. 중국인들은 어려서부터 '돈이 우선이다'라고 교육을 받아오고 있으며, 또한 한국기업뿐 아니라 여러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에서 그들을 수십 년간 트레이닝한 결과일 수 도 있습니다.

 

중국은 그렇게 빠르게 흡수한 기술력으로 이제는 외국계기업들을 본국으로 돌려보내고 직접 생산을 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괜찮은 퀄리티로 생산을 하고 있으며, 예전에는 중국 제품들이 품질이 떨어져 거래를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던 품질을 중요시하던 기업들이 이제 중국을 다시 보고 있습니다. 이제 중국이 저가형 제품을 생산하는 나라라고만 생각하신다면 오산입니다. 20년 전에는 싼 맛에 중국에 있는 공장을 컨택했지만, 현재는 중국 제품의 퀄리티를 보고 구매를 하는 업체들도 많이 늘었습니다. 언젠가는 세계의 공장인 중국에서 다른 나라로 옮겨가긴 하겠지만 그래도 중국은 아주 건재하며, 아직은 쓸 만한 구석이 많다고 생각합니다.